소아과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상당수는 발열로 인해 내원합니다. 그중 대부분은 열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적절한 처치와 치료를 받지 않아 오랜 기간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열날 때 부모가 염두하고 알아두어야 할 점이 몇 가지가 있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발열 정의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열이 38도 인 것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쓰는 비접촉 체온계는 부정확하므로 집에서는 정확히 체온을 잴 수 있는 고막체온계(귀체온계) 또는 겨드랑이 체온계를 구비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정확히 열이란 겨드랑이 체온계로 37.4도 이상, 귀체온계와 직장 체온계로는 38도 이상을 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아이 발열의 원인
아이가 열이나는 원인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감염, 자기 면역 질환, 악성종양, 그 외 기타입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은 거의 감염과 예방접종으로 인해 열이 나는 경우입니다.
감염은 병원체가 아이의 몸으로 들어온 것인데 그로 인해 염증 물질이 생겨서 열이 납니다.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 중에서 대부분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그로 인해 열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면역이 약한 어린 아이일수록 세균 감염으로 인해 열이 나는 빈도가 높고,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대표적인 병은 중이염과 요로감염, 부비동염, 세균성 편도염, 세균성 장염이 있습니다.
3. 발열 시 부모가 해야 할 일
열이 난다는 것은 몸 안으로 들어온 것들과 싸우기 위한 이로운 생리 반응입니다. 그로 인해 바이러스와 세균의 증식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 때문에 아이가 많이 힘들어 할 수 있으므로 힘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우선 해열제를 복용시켜 편안하게 하도록 합니다. 타이레놀 또는 이부프루펜(또는 덱시부프루펜)을 먹이는데, 열이 잘 안떨어진다면 교차로 복용시킬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부프루펜 (대표상품명은 부루펜)이나 덱시부프루펜(대표 상품명은 맥시부펜)이 타이레놀보다 해열효과가 커서 먼저 먹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 같은 종류의 약은 최소 4시간의 간격을 띄워야 합니다. 즉 부루펜 먹이고 열 다시 난다면 4시간 후에 부루펜 복용이 가능합니다.
- 해열제 먹이고도 열이 잘 안떨어진다면 다른 종류의 해열제로 1~2시간 후에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부루펜 먹고 1~2시간 후에도 계속 열이 난다면 타이레놀을 먹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간격이 짧으면 저체온증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타이레놀, 이부프루펜(또는 덱시부프로펜)은 하루에 각각 4회까지 복용할 수 있습니다.
- 필요한 수분양과 에너지가 증가되므로 충분한 물 (또는 음료수)를 마시게 하여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하고, 영양이 잘 공급되도록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먹게 해야 합니다.
- 높은 발열이라면 아이가 힘들거나 경련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면 더 빨리 떨어뜨릴 수 있는데, 싫어한다면 미지근한 통 안에 넣거나 벗기고 물장난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열을 더 빨리 떨어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 발열의 원인 및 치료를 위해 병원 진료를 보도록 합니다.
- 부모가 호흡기 증상이나 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아이가 열이 난다면 코로나 검사를 빨리 해봅니다.
4. 아이가 발열 시 꼭 염두해야할 점
아마 이 글을 보는 엄마 아빠 중 자기 아이가 열이 나고 있다면 몹시 걱정스럽고 심적으로 힘들 것입니다. 저 역시도 열나는 아이들 진료를 보더라도, 제 아이가 열이 날 때는 심한 병에 걸였을까 봐 많이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열이 있어도 큰 영향, 큰 질병 없이 지나가게 되니 걱정을 많이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을때 열나는 아이들은 무조건 병원으로 바로 가셔야 합니다.
- 아이가 계속 보채거나, 힘이 없이 쳐지거나(열 안 날 때에도) 잘 안 먹으면서 소변량이 줄어들면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소변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탈수가 심하다는 뜻으로,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 생후 100일 이하 아이가 38도 이상의 열이 있어도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아직 엄마한테서 넘어온 면역물질이 채 없어지지 않았는데도 열이 난다는 것은 심한 세균성 감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패혈증(피에 염증), 요로감염(소변길에 염증), 뇌수막염 (뇌를 둘러싼 막에 염증) 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바로 입원 치료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입원을 할 수 있는 대학병원으로 즉시 가서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아이가 의식이 없을 때는 당연히 정밀 검사가 필요하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 아이가 열나는 것이 너무 무섭고 불안할 때도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봅시다. 새벽이라도 아이가 열이 심하게 나서 잠도 안오고 힘들다면 차라리 병원에서 진료를 한번 보고 오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혹시라도 위험한 질병을 찾을 수도 있고, 위험한 질병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안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열날 때 염두하고 알아두어야 할 점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특히 4번, 염두해야 할 점을 잘 기억하신다면 좀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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